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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줄찌 조법

제주건축 2010. 2. 10. 22:20

필자는 목줄찌가 지금처럼 폭넓게 쓰이지 않던 3∼4년 전부터 낚시 관련 각종 언론을 통해 목줄찌의 기능과 정확한 사용법을 알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목줄찌가 벵에돔낚시 필수 아이템으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지금까지도 단지 입질을 파악하는 기능으로만 사용하는 낚시인들이 대부분이다. 목줄찌가 만능이 아닌 이상 좋은 조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정확한 기능 및 사용방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
목줄찌는 입질 파악용 초소형 막대찌와는 분명히 다르다. 목줄찌는 벵에돔이 머물고 있는 곳으로 미끼를 흘려보내는 내비게이션 기능, 입질 저항을 최소화 시키는 기능, 약은 입질을 전달하는 기능을 동시에 수행한다. 이들 세가지 기능 중 하나라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것은 정확한 의미에서 목줄찌라 보기 어렵다.

띄워서 사용할 땐 초소형 막대찌가 유리

우리나라에서 발행되는 각종 낚시잡지나 낚시방송은 천편일률적으로 목줄찌가 지닌 다양한 기능 중에서 벵에돔이 미끼를 삼킬 때 느끼는 저항감을 최소화 시키면서 약은 입질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만 강조하고 있다. 목줄찌가 지닌 기능 중에서 내비게이션 기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필자로서는 안타까울 따름이다.
실제로 목줄찌를 띄운 상태에서 사용할 때 낚을 수 있는 벵에돔은, 공략 가능한 범위 내에 있는 전체 개체 중에서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대형급 벵에돔은 경계심이 높은 탓에 수심 깊은 곳에 머물며 쉽게 떠오르지 않기 때문에, 목줄찌를 수면에 띄운 상태로 운용해서는 좋은 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목줄찌가 천천히 가라앉도록 해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지금처럼 목줄찌가 지닌 기능 중 미끼를 삼킬 때 느끼는 저항감을 최소화 시키면서 약은 입질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바에는, 목줄찌보다는 초소형 막대찌를 어신찌로 사용하길 권하고 싶다. 지난달에 이야기 했듯이 목줄찌는 막대찌에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면서 전혀 다른 기능성 찌로 발전해 왔기 때문이다.

예민함이 초소형 막대찌 최대 장점

벵에돔낚시에서 소형 막대찌가 쓰이기 시작한 역사는 구멍찌의 역사보다도 길다. 낚시라는 행위가 발전을 거듭하면서 입질을 파악하기 위한 도구로 처음 사용된 게 막대형 찌이기 때문이다.
대략 150여년 전부터 벵에돔낚시가 활성화된 일본에서도 처음에는 대나무로 만든 낚싯대에 큼지막한 막대찌를 달아 사용했다. 하지만 경험을 통해 찌 크기가 작을수록 좀더 많은 벵에돔을 낚을 수 있다는 것을 학습하게 됐고, 그때부터는 점점 작은 막대찌를 선호하게 됐다. 그러다 결국에는 막대찌 크기가 너무 작아지면서 채비를 멀리까지 보낼 수 있는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게 됐고, 그래서 등장한 게 구멍찌다.
구멍찌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어신찌로 사용된 게 아니라 소형 막대찌를 멀리 던지기 위한 목적으로만 사용됐다. 구멍찌가 지금과 같은 용도로 사용된 건 이때부터 오랜 시간이 지난 이후다.
어신찌로 초소형 막대찌를 사용할 때 누릴 수 있는 최대 장점은, 매우 예민하기 때문에 약은 입질까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제로찌채비를 사용할 때는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입질이 약을 때도, 초소형 막대찌를 사용하면 분명하게 어신이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벵에돔이 최상층까지 쉽게 떠오르는 여름에 초소형 막대찌를 사용하면 찌가 총알 같이 사라지는 시원한 입질을 구경하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최근 들어 벵에돔낚시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 기울찌는 수직 상태로 떠 있는 도토리형 구멍찌에 비해 둔하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구경이 큰 기울찌는 벵에돔이 바늘을 완전히 삼키고 도망갈 때도 찌에는 입질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초소형 막대찌를 사용할 때 누릴 수 있는 두 번째 장점은 높은 가시성을 꼽을 수 있다. 역광을 받으면서 낚시해야 할 때나 수면과 수평에 가까울 정도로 발판이 낮은 곳에서 구멍찌를 사용할 경우 찌에 일어나는 작은 변화조차 파악하기 어렵다. 하지만 막대찌는 찌톱이 어느정도 수면 위로 올라오기 때문에, 역광을 받거나 발판이 낮은 곳에서도 찌에 나타나는 변화를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세번째 장점은 미끼 유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초소형 막대찌는 길고 가는 형태를 하고 있어 찌에 걸리는 부하가 조금만 달라져도 수면 위로 올라온 찌톱의 길이가 달라진다. 따라서 주로 사용하는 초소형 막대찌가 어떤 상태로 떠 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으면, 채비를 거둬들이지 않고서도 미끼가 달려 있는지 여부를 알 수 있어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밑채비가 완전히 정렬돼 막대찌가 똑바로 섰을 때 찌톱이 정상적인 경우보다 더 높이 올라오면, 벵에돔이 공략수심층 위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파악할 수 있다.
목줄은 길게 쓸수록 유리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벵에돔낚시에서 목줄찌는 미끼와 밑밥을 동조시켜서 벵에돔이 머물고 있는 곳으로 흘려보내는 내비게이션 기능, 입질 저항을 최소화 시키는 기능, 약은 입질을 전달하는 기능 등을 가진다. 그중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내비게이션 기능이다. 벵에돔낚시에서 조과와 직결되는 밑밥과 미끼의 완벽한 동조를 실현시킬 수 있는 도구가 바로 목줄찌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기능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해답은 목줄 길이에 달려 있다.
파도가 높거나 물색이 탁한 경우만 아니라면 목줄찌가 수면 아래 2m 수심까지 가라앉을 동안은 눈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따라서 목줄을 3m만 쓰는 경우를 가정하면, 목줄찌가 지닌 다양한 기능을 두루 충족시킬 수 있는 범위는 5m 정도다.
하지만 목줄을 4m 길이로 사용하면 목줄찌의 기능을 살릴 수 있는 범위도 그만큼 늘어나 6m가 된다. 목줄을 길게 쓰면 길게 쓸수록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범위가 늘어나는 것이다.
벵에돔낚시는 수온이 가장 낮은 3∼4월을 제외하면 입질 수심층이 7∼8m 이하에서 형성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따라서 목줄을 4m 정도로 사용하면 거의 모든 상황에 적응할 수 있다.
만약 미끼가 7∼8m 수심까지 내려갈 동안 목줄찌에 아무런 변화도 없다면, 목줄찌의 내비게이션 기능을 이용해 좀더 깊은 수심까지 미끼를 내려보내면 된다. 이때 목줄찌는 입질을 직접 전달하지는 못하지만, 입질 저항을 최소화 시키는 기능은 충실하게 수행한다.
한편, 목줄찌가 지닌 다양한 장점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채비를 얼마나 심플하게 구성하느냐와 상황 변화에 따라 쉽게 탈부착 또는 교환할 수 있느냐도 매우 중요하다 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목줄찌를 사용한 특별한 조법

필자가 소속되어 있는 ‘한조 토너먼트팀’ 회원 중에 박병준이라는 스탭이 있다. 대단한 두뇌와 사업수완을 소유한 덕분에 아직 30대 초반에 불과한 나이에 상장회사 대표이사인 그는, 낚시에 대한 열정도 남다르다.
박병준씨는 일반 낚시인들이 던질찌 아래에 목줄찌를 다는 것과는 반대로, 찌 위에 목줄찌를 다는 채비로 벵에돔낚시를 즐겨 한다. 박병준씨 스스로 ‘목줄찌 전유동 조법’이라 이름을 붙인 이 채비는, 목줄찌를 달고 그 아래에 던질찌를 달아 밑채비가 완전히 정렬된 직후부터 던질찌가 천천히 가라앉도록 하는 것이다.
박병준씨가 사용하는 이 방법은 벵에돔 입질이 약을 때 특히 효과적이다. 필자 또한 이 조법을 사용해 효과를 본 일이 많아 이번 기회를 빌어 월간 바다낚시 독자 여러분들께 소개를 하고자 한다.
채비를 만드는 방법은 구멍찌형 목줄찌(0호~B)를 원줄에 통과 시킨 후 찌멈춤고무를 단 다음, 쓰리제로(000)찌를 통과시켜 그 아래에 찌멈춤고무를 하나 더 달기만 하면 된다. 이때 두개의 찌멈춤고무 사이는 30∼50㎝ 정도 거리를 띄워 쓰리제로찌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채비를 만들면 수면에 착수하는 순간부터 쓰리제로찌가 밑밥과 비슷한 속도로 가라앉으면서 목줄찌와 점점 거리가 벌어진다. 여기까지는 이미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들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박병준씨가 사용하는 채비는 찌멈춤고무가 하나 더 달려 있고, 이로 인해 쓰리제로찌가 두개의 찌멈춤고무 사이에서 자유롭게 움직인다는 것에 비밀이 숨겨져 있다. 이 차이로 인해 벵에돔 입질이 극도로 약을 때도 어신이 명확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실제로 필자는 주위에서 낚시하는 다른 꾼들이 약은 입질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을 때도 박병준씨는 시원한 입질을 받은 장면을 목격한 일이 여러번 있다.
박병준씨 채비에 유독 시원한 입질이 전해지는 이유는, 벵에돔이 미끼를 삼킬 때 저항감을 거의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박병준씨 채비는 쓰리제로찌가 두개의 찌멈춤고무 사이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므로, 벵에돔이 미끼를 삼킬 때 느끼는 저항감이 매우 적다. 게다가 벵에돔이 미끼를 완전히 삼키고 돌아설 때도 크기가 작은 목줄찌의 저항만 받기 때문에 일반적인 목줄찌채비와 비교할 때 저항감이 훨씬 덜하다.
미끼를 완전히 삼킨 벵에돔이 몸을 돌려 다른 방향으로 이동할 경우 쓰리제로찌가 상부에 달려 있는 찌멈춤고무에 걸리면서 순간적으로 저항감을 느끼게 되지만, 이때는 이미 미끼를 깊이 삼킨 상태이기 때문에 바늘을 도로 뱉어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출처 : 인터넷 바다낚시 "디낚" 박범수 낚시컬럼에서 옮김